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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행 “단기선교”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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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1997년 07월호>
언제부턴가 한국교회에서 젊은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미 서구의 교회들이 경험한 일들이 한국교회 안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것을 느끼자, 한국교회는 젊은이들을 교회에 붙잡아 둘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 중 주요한 두 가지가 “제자화 훈련”과 “단기선교”이다.그중에서 ’90년대 초반부터 선교단체들에 의해 시작된 “단기선교”는 세계화의 바람과 더불어 많은 젊은이들의 관심 속에 지속적으로 그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선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필수적인 명령이며, 지역교회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유행처럼 일어난 이러한 “단기선교” 바람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을 뿐이다.
한번은 지하철에서 만난 한 여대생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그 여학생은 복음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그 여학생은 자신이 러시아에 다녀온 것에 집중해서 얘기할 뿐이었는데, 그 여학생에게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느냐고 했더니 “복음은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다.”, “우리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전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단기선교는 복음을 방해한다
복음을 성경으로 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 다음 의사소통에 대해 고려해봐야 한다. 아무리 뜨거운 열정을 지녔어도 말로 복음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롬 10:17). 벙어리인 채 어떻게 복음을 전해서 믿게 할 수 있겠는가? 그 나라 말로 찬양, 율동, 단막극, 영화 등을 열심히 준비해도 그것은 일단 사람들을 모으는 수단에 불과하다.
언어에 능통해서 복음을 정확히 전할 수 있다고 해도 아직 여러 문제점들이 남아 있다. 그 나라의 종교적인 상황도 숙지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기선교지”로 선호하고 있는 필리핀은 카톨릭 국가이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라는 이름에 너무 익숙해 있으며, 자신들이 성당에 다니고 매주 미사를 드리기 때문에 당연히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들의 민족성으로 인해 복음에 대한 그들의 대답은 웬만하면 모두 “Yes”이다. 게다가 그들은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인데, 친분관계를 통해 해외로 나가서 돈을 버는 기회를 얻으려고 접근하기도 한다.
또한 문화적인 차이도 알고 그들의 관습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실례가 되는 나라도 있으며, 왼 손과 오른 손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나라도 있다. 따라서 단기선교팀들이 이러한 것들에 서투른 채 어설프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느니, “복음은 마음으로 전한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오히려 복음 전파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님의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
해외로 다녀오는 단기선교는 기본적인 경비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단기선교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선교단체만 해도 30개 가량에 이르며, 교회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계획하여 실시하고 있는데, 그 참여인원이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이다. 따라서 막대한 경비와 인력과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선교의 성수기는 주로 7-8월이고, 선호 지역은 태국, 필리핀, 일본,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 많은 편중성을 보인다.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이 선교지로서 우선 순위가 있음에도, 단기선교 자체가 참가자 중심으로 계획되고 실행되기 때문이다.
또 팀웤에 따른 낭비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선교단체를 통해 다녀오는 경우 참가자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지역과 시기를 정하여 신청하고 참가하게 된다. 교회는 그 경우보다는 조금 더 나은 편이다. 그러나 “1년 전부터 함께 모여 기도로 준비해 왔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해외원정팀이 해외에 가서야 팀웤을 형성하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는가?
일회적인 뿌림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교는 지역교회의 설립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최종적으로 그들이 나가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지 선교사나 교회와의 협력이 잘 이루어져서 지속적으로 양육되지 못한다면 일회적인 뿌림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런 일회적인 뿌림이라면 직접 가는 대신 정선된 전도지를 제작해서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지역 편중성을 탈피하고자 선교사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은, 정보가 거의 없는 그러한 지역에 “정탐여행”이라 이름붙여 비정규군과 같은 단기선교팀을 보내서 선교를 위한 또다른 준비를 겸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차라리 성경이 없는 나라에 성경을 번역해서 발간해 주는 일은 어떤가?
젊은이들의 직접적인 현장 체험은 기대 이상의 많은 호응 속에서 그들을 교회에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나오게 하거나 헌신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간혹 전담 선교사로 나갈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회로 단기선교를 활용하고자 할지라도, 단순히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것 정도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해외에 다녀온 것으로 평소 복음에 대한 부담을 대신한다거나, 교회는 많으나 복음을 전하는 자가 드문 우리의 현실을 뒤로 하게 되거나,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물질과 시간을 사용하는 데 주의하지 않거나, 하나님의 부르심보다는 자신의 “기회”로 삼는다면, 하루살이는 거르고 낙타는 삼키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