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흐른다
"내가 누울 때 말하기를 ‘내가 언제 일어나며 언제 밤이 지나갈까?’ 하며 내가 새벽까지 이리저리 많이 뒤척거리는도다." (욥 7:4)
욥은 자신에게 정해진 『지루한 밤들』(욥 7:3)에 대해 그것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다. 욥처럼 새벽까지 뒤척이며 밤을 지루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밤이 끝없이 지속되었으면...”과 같은 마음을 품는 이들도 있다.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이 휴가가 끝나지 않았으면...” “차를 타고 이대로 끝없이 달렸으면...” 즉 현실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긴장감 속에 부질없는 소원을 품어 보는 것이다. 밤이 새는 것을 원치 않는 것도, 휴가가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도, 그 끝에 가서 마주해야 할 현실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은 어디론가 흘러간다. 정지된 인생이란 없다. 바란다고 빨리 흐르는 것도 아니고, 거부한다고 정지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영원”이라 불리는 종점을 향해 떠밀려가는 인생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긴장 속에 살아간다. 『네 하나님을 만날 준비를 하라.』(암 4:12)는 말씀은 그러한 긴장 속의 인생을 보여 준다. 『이는 하나님께서 선이든 악이든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것들을 심판하실 것임이라.』(전 12:14)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피할 수 없는 긴장을 보여 준다. 역사가 흐르듯이 그 안의 인생 또한 흘러가며, 그 점에 예외는 없다. 인생의 흐름에 대한 저항은 정신적인 낭비일 뿐이다. 이를 아는 그리스도인은 현재의 긴장을 떨쳐 버리고 어차피 맞닥뜨려야 할 현실과 영원을 대비한다. 다시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차피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살아 펄떡이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때 삶은 결코 부담스럽지 않다.
흐르는 역사는 재림에 도달하고, 그때 수립될 천년왕국은 영원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