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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존귀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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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4년 12월호>
세월호 수색 종료를 발표한 시점의 사망자는 297명이었고, 실종자가 9명이었다. 많은 사망자를 기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침통해 할 시점에, 필자는 민간잠수사로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에서 2번째로 조류가 세다는 맹골수도의 수심 47m 지점에 옆으로 길게 누워 있는 길이 147m의 선체 안으로 들어가 실종자를 찾는 일은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었다. 배 안의 도면을 미리 보고 찾아가도 옆으로 누워 버린 배 안에 얽히고설킨 전선들과 각종 자재들, 또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들과 라이트를 비춰도 탁한 시야가 수색을 방해했고, 다이버가 내쉬는 버블로도 무너져 내리는 선체들과 이미 무너져 버린 자재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일은 그야말로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었다. 스쿠버다이빙을 교육하는 강사로서의 경험과, 강한 조류와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중 용접을 하고 절단하는 등 험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사고지점에서 약 6개월간 선체에 들어가 사체를 수색하고 인양하기 위한 잠수는 마치 『땅의 심장』(마 12:40)인 지옥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결코 즐겁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어찌 그것을 죄인이 영원히 불타야 하는 지옥의 고통과 비교할 수 있으랴!(막 9:44) 깊은 수심과 그 안에서의 공포, 앞도 잘 보이지 않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선체에서 손으로 더듬더듬하며 수색해야 하는 그 적막감, 산소중독으로 인한 기절 가능성, 질소 기체 누적으로 인한 잠수병에 대한 두려움, 선체 벽과 물건이 언제 내려앉을지 모른다는 공포감, 그리고 불시에 대면해야 하는 죽은 사람의 사체마저도 예수 그리스도 없이 살다가 죽어 지옥에 갔을 수도 있었던 지난 생을 돌이켜보면 실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질 뿐이다.선체 안에 들어갈 때에는 KMB28이라는 통신용 헬멧을 쓴다. 그리고 "넘버 원 다이버"가 선체에 들어가 수색을 하는 동안 "넘버 투 다이버"는 우현의 깨진 창문 입구에서 "넘버 원"의 몸에 연결된 호스의 텐션 강도를 조절한다. 그때 그 다이버가 마시는 공기호스 라인이 꼬이거나 걸리지 않도록 도와주고, "넘버 원"이 고립되어 나오지 못할 때 돕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이 임무는 다이빙할 때마다 서로 바꿔진다. 필자는 실제로 공기호스 라인이 엉키고 무너진 합판에 깔려 스스로 나올 수 없어 "넘버 투"가 와서 꺼내 준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수중에서 '아아, 내가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두려움이 몇 번 일었었다. 참으로 주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삶에 대한 간절함은 죽음을 앞둔 사람이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간절함 그 자체였다. 그때 느낀 두려움과 공포는 그 일에 참여한 다른 민간잠수사들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과 필자의 차이점은, 그들은 아직 구원을 받지 못했기에 잠수하다가 죽으면 곧바로 지옥에 가야만 하는, 영생이 보장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고, 필자는 구원을 받고 나서 나를 사랑하시어 나를 위해 자신을 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갈 2:20).
잠수사들의 이와 같은 사정을 아는 이상 그리스도인 잠수사로서 그들의 생명에 대해 팔짱을 끼고 수수방관할 수가 없었다. 그 죄인들을 지옥에 가지 않게 하려고 바지선(사각형 배) 위에서 여건이 되는 대로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그날의 영적 양식을 취하는 가운데 몇 명의 혼을 주님께 이겨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잠수 출장을 가면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거나 아예 경험이 적은 다이버들은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지만, 경험이 많은 노련한 다이버들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많이 봤고 실제로 그러했다.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죽을 고비를 어찌어찌 잘 넘기다 보니 삶에 대한 간절함이 사라지고 자기는 죽지 않고 오래 살 것이라는 매우 안일한 생각이 자리잡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지선 안 컨테이너 속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고 각기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6명씩 짝을 이뤄 잠을 자고 생활해야 하는 일은 곤혹스러웠다. 강한 조류를 피해 잠수작업이 용이한 만조 물때를 보기 위해 밤낮이 바뀌는 반복적인 취침을 취할 때, 필자는 <그날의 양식>과 또 그날그날 읽어야 하는 일일 성경 분량을 읽고 있었다. 그때 한 다이버 후배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졌다. "형님은 왜 그리 성경을 읽으십니까?" 그래서 필자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의 지식에 이르기를 원하시기 때문이지."라고 대답했다(딤전 2:4). "하지만 나는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진리의 지식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는 것이야."라고 설명을 해줬고, 잠시 밖에 나가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하면서 그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잡았다. 그 후배에게 예수님에 대해 알고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과거에 좀 다녔다고 대답했다. "그럼 너 자신이 죄인인 걸 아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자신이 죄인임을 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필자는 말했다. "죄인이 죽으면 지금 이 지옥 같은 현장은 비교도 안 되는 진짜 지옥에 가게 돼. 너도 느끼는 것처럼 지옥에 가면 영원토록 고통을 받게 된다. 그곳은 한 번 들어가면 애걸복걸해도 나올 수 없는 곳이야. 넌 지금 구원받아야 돼. 예수님께서 너와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피흘림으로 모든 죄값을 대신 지불해 주셨어. 예수님 덕분에 너와 나의 죄가 용서된 것이지. 이걸 믿으면 되는 거야." 후배는 이 간단한 복음의 메시지를 듣고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기도를 따라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후배는 부끄러워하지 않으면서 담대하게 주님을 영접했다.
수중수색을 마치면 챔버(고기압의 큰 통으로 연탄가스를 마시면 들어가서 가스를 체외로 뺄 수 있는 기구) 안에 들어가 50분 정도 체내에 축적된 질소를 빼내야 했다. 몇 분 동안 산소호흡기를 대고 있어야 했고, 잠시 산소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산소마스크를 벗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때 필자는 때는 이때다 싶어 나이 많은 선배에게 복음을 전했다. 왜냐하면 수중수색을 하는 일이 지옥과 상황이 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형님, 사람이 왜 죽는지 아십니까? 바로 죄 때문에 죽는 것인데(롬 6:23), 죄인이 죽으면 지옥에 갑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받아 하늘나라 갑시다. 우리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그 선배는 "야 이 사람아, 지옥이 어딨노? 이 세상에서 잘살고 그냥 제멋대로 사는 것이지. 야 니도 유병언이 파냐?"고 하면서 복음을 거칠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그런 선배에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도 언젠가 정신을 차리고 죽음을 깊이 생각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절에 다닌다는 선배에게 복음을 전하고 영접기도를 같이 했을 때, 그 선배가 필자의 손을 잡더니 "현수야, 고맙다!"라고 했는데, 그땐 정말 너무나도 기뻤다. 『현명한 자들은 창공의 광명처럼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의로 돌이키는 자들은 별들처럼 영원무궁토록 빛나리라.』(단 12:3)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나중에 주실 상을 생각하니 마음에 기쁨이 충만했다.
야간작업을 하고 모든 사람이 낮에 취침을 하고 있을 때 필자는 바지선 위로 바람을 쐬러 나가면서 말씀보존학회에서 출간한 만화 전도지 여러 권과 <알베르토> 시리즈를 챙겨 갔다. 챔버가 2대여서 그 안에 놔두기 위해서였다. 챔버에 들어가면 보통 50분씩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몇 권의 책들이 지루한 시간을 달래 주기에 차라리 그들이 복음 책자를 읽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 "뭐 그런 걸 놔두냐."며 시큰둥해 하는 사람, "나도 교회에 다니는데 종교는 강요하는 게 아니고 전도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하는 사람, 그러면서 복음전도지를 챔버에서 자기 방으로 가져가 버리고 자기 방에 놔두고 보는 장로교인 다이버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챔버에서 나온 후배 다이버가 다가오더니 "형님, 만화에서 한 것처럼 기도하면 구원받아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래, 진심으로 하면 구원받게 된다."고 했다. 그 뒤 그 후배는 만화 전도지에 안내되어 있는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는 기도를 혼자 했다고 한다. 그는 구원받은 것이다.
사체를 인양하고 나서 수습을 돕는 데에서 나는 냄새는 지방이 썩는 냄새인데 그 냄새가 손에서 좀처럼 가시질 않아 비위 좋은 필자도 밥이 잘 넘어가질 않았다. 사체를 보면서,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 것이며 또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누구나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요 11:25,26)는 말씀을 되새기면서 "주님! 분명히 약속하셨죠?"라고 슬며시 혼자 기도한 적도 있었다.
『사람이 존귀할지라도 오래 살지 못하니 그가 멸망하는 짐승들과 같도다』(시 49:12). 죽은 사람들을 자신이 직접 수색하고 썩은 사체를 인양하는 지옥 같은 현장에 있으면서도 자신은 죽음과 멀다고 여기며 복음을 거절하는 사람을 보았을 때, '참으로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면서도 존귀할까? 정말 멸망하는 짐승과 같은 사람들이 복음의 진리를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안타까운 생각만 일었다. 그들은 한갓 이야기처럼 지나가는 인생(시 90:9)을, 그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어도 그 연수의 힘은 수고와 슬픔뿐인 인생을 살면서(시 90:10), 분명 손 너비만큼 주신 인생을 살면서(시 39:5), 주님께서 약속하시는 영원한 생명을 거절하고 있었다.
세월호 수색 종료를 발표하고 민간잠수사 해단식 전날 그동안 수고했다고 하며 많은 사람이 만남과 헤어짐과 수고를 술로 위로하며 격려할 때 필자는 밖으로 나가 있었다. 이곳에서 나를 보호해 주신 주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때 눈물이 났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무사히 돌아가는 그 심정을 그들은 모른다. 필자가 합류한 시점부터 필자의 기도로 인해 하나님께서 그들도 지켜주셨다는 것을 그들은 모를 것이다.
집으로 복귀하면서, 하나님의 피로 값 주고 사신, 필자가 속한 지역 교회인 순천성경침례교회에 대해서, 또 그 교회의 회원이며 성도라는 점에 대해서 주님께 감사드렸다. 교회 목회자님을 비롯한 모든 성도들이 필자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하였기에,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주님의 보호하심 속에 살아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남은 생을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며 성도로서 보다 깊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에 이 보석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님을 위해 더 헌신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성장하겠다고. 그리고 진리의 지식을 공부함으로써 지역 교회에서 주님 앞에 꼭 쓰임받는 신실한 성도가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이 험한 여정을 인도해 주신 주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돌려 드린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직 구원을 받지 않았는가? 반드시 알라. 사람이 존귀할지라도 오래 살지 못한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들에게 정해진 것이고 그 뒤에는 지옥의 심판이 있다.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죽게 되며, 죽은 후 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안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 어서 구원받으라!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