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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 홍성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장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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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17년 12월호>
어느 장기수가 이송오 목사와 서신으로 교제하면서 이처럼 분별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했습니다.안녕하십니까, 목사님!
주님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목사님의 촌철살인 같은 짧은 말 한마디는 3분간의 제한된 시간 속에서도 강력한 칼이 되어(히 4:12) 제 마음을 찌릅니다.
공산 치하에서 비굴한 말 한마디만 했어도 피할 수 있었던 그 고통의 길을 리차드 움브란트 목사와 하랄란 포포프 목사는 기꺼이 견뎌 냈습니다(고후 4:16-18). 바로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약속하신 것들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21세기 대한민국의 교도소는 인권이 살아 숨 쉬고 자유가 넘실대며 풍요로움이 차고 넘칩니다. 저는 2017년 10월을 기준으로 이곳 감옥에서 12년 4개월을 살아 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기나긴 시간이었고, 또한 그 기간을 용케 잘 견뎌 낼 수 있는 사람들도 극히 드물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다지 자랑거리는 못 되지만, 그래도 저는 그 긴 시간을 쉽고 가볍게 이겨 냈습니다. 제 능력이 아니라 주님께서 함께하셨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조OO 형제[현대건설의 숨은 공로자 고(故) 조완순 씨의 아들]의 26년 6개월에 달하는 수감 기간에 비하면 제가 견뎌 낸 기간은 "새 발의 피"입니다. 물론 우리 두 사람은 움브란트 목사나 포포프 목사에 비하면 감히 비교조차 될 수도 없는 자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땅의 흉악한 범죄의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이고,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다가 감옥에 갇혔던바, 영광스러운 열매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께서 지원해 주신 월간 <성경대로믿는사람들> 과월호와 진리의 서적들은 우리의 눈을 통해 "뇌리" 깊숙이 저장되고, 우리의 "가슴"을 통해서는 감동뿐 아니라 죄에 대한 찔림, 그리고 무지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맛보게 해 줍니다. 오늘도 그 감동의 여운에 젖어 주님을 찬양하고 있으며, 신실한 믿음의 선배들과 형제자매들의 고군분투를 저의 간절한 기도로 응원하게 됩니다.
목사님! 지난밤 <매일경제신문>에서 송길원 목사를 인터뷰한 기사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허연이라는 문화전문기자의 취재 내용이었는데, 그 송 목사가 소위 한국 개신교를 이끌 대표적인 차세대 목회자 중 한 명이라 해서 유독 관심을 갖고 기사를 살펴봤습니다. 그는 부산 고신대학교 교목으로 목회 활동을 시작했고, 1992년에는 기독교 단체인 "하이패밀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기자는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인 관계로 그에 부합하는 기사를 쓰기 위해 합당한 인물을 물색하다가 제 입맛에 맞는 목사 한 명을 찾았는데, 그가 바로 송 목사였던 모양입니다.
그는 기사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어려웠던 시절에는 산에 올라가서 기도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배부르고 등이 따뜻해지니까 그 열성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산속에다 '주기도문 순례길'을 만들고 싶었어요."
소위 목사라는 자가 "주기도문"이 어느 시대 누구에게 주어진 기도인지도 모른 채, "종교개혁 500주년인 올해 한국 교회는 주기도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라는 헛소리를 말이라고 내뱉고 있으니 정말이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주기도문 순례길"은 거리가 총 2.1km로서 성인 걸음으로는 3천 보 정도 되는 길이고, 그 길 양쪽에는 도자기 천여 개로 만든 십자가와 타일로 만든 "밀레의 만종" 등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목사님! 우리는 지금 라오디케아인들의 교회 시대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혼들은 지옥을 향하여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기에, 거듭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그들에 대한 연민을 갖고 『그곳에는 그들의 벌레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4,46,48)라고 강력하게 지옥을 경고하면서 그들을 주님께로 이겨와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감당해야 하건만, 목사란 자가 주기도문을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이 사수해야 할 대상으로 알고 있으니, 실로 유대인들이 알면 그 주기도문을 빼앗길까 싶어 크게 질투라도 낼 것 같습니다.
덧붙이면 송 목사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갈 길을 잃었으니 한국 교회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자꾸 던져야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한국 교회가 151개 글자로 압축된 "주기도문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껄였는데, 그런 말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멘트"랍시고 내놓았던 것입니다.
그는 자기가 그렇게 "주기도문"을 꼭 붙잡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도 중에 가장 으뜸이 주기도문이잖아요. 16세기가 시작될 무렵, 교회들이 주기도문 정신을 잃어버리고 암흑 속을 헤맬 때, 하나님의 나라를 다시 찾기 위해 종교 개혁이 일어났던 것이죠. 그리고 그로부터 5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역시 길을 잃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주기도문을 통해서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깨달아야 합니다."
목사님! 이 땅은 이렇게 무지한 목사들로 가득합니다. 이런 목사가 어찌 한국 개신교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격언이 떠오를 따름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문제는 2천 년 전에 유대인들이 지녔던 문제와 똑같습니다. 즉 그들은 "육신으로 나타나신" 하나님이시자(딤전 3:16) 구주이신 예수님을 제대로 몰랐고, 알았다 하더라도 고의로 거부했던 것입니다. 이 땅의 한국 교회 역시 <한글킹제임스성경>을 통해 다가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거부하고 있으니, 정말 이런 상황을 어찌해야 좋을지 감옥 안에 있는 저조차도 가슴이 너무 답답할 지경입니다.
주님 안에서 존경하는 아버님 같으신 목사님! 진작 멸망했어야 했고 지옥에 갔어야 마땅한 흉악한 죄인인 저를 목사님을 통해 전해 주신 복음으로 구원해 주신 주 하나님께 모든 찬양을 드립니다!
지금 시각은 밤 11시 25분입니다. 취침등만 의지하여 편지를 쓰다 보니 글씨가 고르지 못한 점 너그럽게 이해해 주십시오.
살아 계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1967년 3차 중동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스라엘의 장군처럼, 저도 신무기인 <한글킹제임스성경>을 소유하고 있는 그 감동에 젖어 다음과 같이 시편 121:1,2을 노래합니다. 『내가 나의 도움이 오는 산들을 향하여 내 눈을 들어올리리니, 나의 도움이 하늘과 땅을 지으신 주께로부터 오는도다.』
목사님! 가을비가 내린 올 시월 한가운데 간간이 겨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목사님께서는 이 마지막 교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성경대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주춧돌"이십니다. 목사님의 음성을 듣고 있으면 많은 도전을 받게 됩니다. 고령의 연세에도 교회와 거리에서 설교하시고, 학교와 교회에서 가르치시며, 집필하시고, 또한 여러 가지 사역으로 너무도 고되고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계신다는 사실을, 계간 <그날의 양식>과 월간 <성경대로믿는사람들> 그리고 출간하신 여러 책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간단히 문안만 드리려 했으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만큼 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목사님의 안녕을 기원하오며, 두서없는 졸필 이만 내려놓겠습니다.
2017년 10월 12일
홍성에서 가장 큰 죄인 올림
<추신>
지원 요청드립니다.
① <피터 럭크만의 주석서 여호수아> 1권
② <마귀들과 싸우는 영적 전쟁> 1권
③ <알베르토 시리즈> 1세트
④ <작은 성경> 2권
⑤ 『킹제임스성경신학교』 교재들 중에서 제가 꼭 봐야 할 교재가 있다면 추천해서 보내 주십시오.
참고로 피터 럭크만 목사님의 주석서들과 <나의 사랑하는 책>에 소개된 90% 이상의 책은 이미 소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