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경대로 믿는 사람이 되었다 분류
“구원의 영원한 보장”으로 “평안”을 얻은 죄인
컨텐츠 정보
- 110 조회
- 목록
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6년 05월호>
지난 2015년 2월 초순의 어느 새벽, 5시 알람이 울렸다. 숙취가 가시지 않은 몸을 간신히 일으켜 씻고는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정신이 몽롱했다. 살을 파고드는 한기에 몸을 떨며 걷는 그 길은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시리게 했다. 교회에 다니고는 있었으나 가슴 한구석엔 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맴돌았고, 당장 죽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 같다는 공포가 나를 옥죄었다. 이러한 괴로움이 벌써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었다. 그날도 내면의 나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또 기도하며 출근했다. “야, 최훈규! 넌 죽으면 지옥행이야!” “아니야, 난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했다고!” 취기 속에서 과거에 저지른 죄들이 아른거리듯 떠올랐다. 그때 다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넌 결국 지옥에 갈 거야!” 그 내면의 음성은 확신에 찬 듯 내 마음에 또다시 박혀 들어왔다. “넌 반드시 지옥에 갈 거야!”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항상 듣던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만나 구원받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이었다. “아, 예수님! 전 정말 구원을 받고 싶습니다. 술주정같이 들리시겠지만 저는 지금 구원을 받고 싶습니다. 지금 죽어도 천국 가게 해 주세요.” (천국과 하나님의 나라를 구분한 것은 구원받은 후 3개월이나 지나서였다.) 기도하는 법은 몰랐지만, 그저 속마음을 예수님께 쏟아내며 출근했다. 하지만 퇴근 후면 다시 술에 절어 사는 방탕한 삶이 쳇바퀴 돌듯 반복될 뿐이었다.
어느 날, 간절했던 기도의 응답이었을까? 어머니의 끈질긴 권유에 못 이겨 당시 방화동에 있던 “성경침례교회”를 찾아갔다.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탓에 오전예배는 포기하고 오후예배에 겨우 갈 수 있었다. 미리 담배 한 대를 피웠던 터라 냄새를 지우려고 서둘러 샤워를 마친 뒤, 익숙한 개역성경을 가방에 넣고서 시간에 맞춰 교회에 들어섰다. 그런데 예배를 준비하며 성경을 꺼내는 내게 누군가가 생소한 성경 한 권을 건넸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 성경이 요리사인 내 칼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리하게 나를 찌르고, 고함치듯 나를 몰아세울 줄은 말이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예배를 마쳤을 때, 이오재 집사가 다가와 내게 구원받았느냐고 물었다. 모태신앙인 나는 자신 있게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재차 나의 구원 여부를 물었다. “아니, 교회에 다닌다니까요!”라고 거듭 말하는 내게 그는,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과, 내 죄를 대신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만 구원을 얻는다고 알려 주었다. 늘 듣던 이야기라 거부감 없이 <한글킹제임스성경>의 구절들을 확인한 뒤 영접 기도를 마쳤다. 하지만 혼란은 가시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혼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귀의 치열한 미혹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나는 그대로 쓰러지듯 잠들었다.
며칠이 지났다. 일을 끝내고 잠시 누워 쉬고 있는데 머릿속에 성경 말씀 한 구절이 계속 떠오르더니 끈질기게 맴돌았다. 『믿지 않는 자는... 하나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요 3:36). 이 말씀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하나님의 진노가 내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급기야 주머니 속에 꼬깃꼬깃 구겨져 있던 전도지를 꺼내 들었다. 거기에 기록된 글을 읽고서 무릎을 꿇고 전도지에 쓰인 그대로 진심을 다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이 일은 실로 한바탕 벌어진 영적 전쟁에서 마귀가 패하고 위대한 변호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 순간이었다. 구원받은 나는 주님의 보혈로 내 죄가 완전히 씻겨 나갔음을, 그리하여 마귀가 더 이상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갈 수 없음을 확신했다. “한 번 얻은 구원은 결코 취소되지 않는다. 이제 나는 지옥에 가지 않는다!” 이렇듯 벅차오르는 기쁨이 온몸과 마음을 감쌌다. 그날은 2015년 2월 중순쯤으로, 내 나이가 서른세 살 반이었다.
위와 같은 확신에 찬 기쁨이 있기 전에, 나에겐 2003년의 그늘진 기억이 있었다. 그해 3월의 군 전역 직후, 나는 <다니엘 학습법>의 저자 김동환 목사에게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때마침 기독교 단체 “갓피플”을 통해 그가 제자를 선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그는 베스트셀러 저자로 명성을 떨치던 제도권 교회 목사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던졌고, 그가 사역하는 교회로 달려가 출석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제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최종 12명 중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제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15만 원에서 30만 원 상당의 돈을 기부금 명목으로 내야 했다. 그 밑에서 신앙 훈련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 금액은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는 돈 문제로 분열되었고, 나는 결국 그를 따라 교회를 나오게 되었다. 그때 그는 내게 기부금을 돌려줄 테니 원하면 말하라고 했다. 그는 돈을 돌려받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내 질문에 “그러면 더 이상 내 제자가 아니지.”라고 대답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조차 못할 만큼, 당시 나의 신앙은 그토록 어리고 위태로웠다.
대학 2학년 때 복학해서 공부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꽤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건축학 전공이라 장래 희망은 건축가였다. 어릴 때부터 서먹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도 복학 후에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고, 나도 아버지께 잘해 드리려고 애를 썼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셨고, 결국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시고 말았다. 임종만 겨우 지킨 나는, 곁에 자주 있어 드리지 못한 죄책감과 큰 슬픔 때문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잠시 죄의 낙을 누리는 것뿐이었다. 집에만 틀어박혀 사람도 만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온라인 게임에만 빠져 지냈고, 밤에는 진탕 술을 마셨다. 이런 지독한 암흑기가 무려 3년이나 이어졌다.
위와 같은 와중에도 지옥에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나를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같이 교회에 가자는 어머니의 권유도 소용이 없었다. 교회에 가도 마음이 채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허기가 졌다. 불 앞에서 땀 흘려 일한 뒤에 느끼는 갈증처럼 도저히 해소되지 않았다. 혼자 술잔을 기울이다 잠들고, 술이 덜 깬 채로 일어나는 날들이 반복되었다. 마음속에 큰 구멍이 뚫린 채 지옥에 갈까 봐 겁이 나서 혼자 중얼거리며 출근하곤 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가장 지치고 추웠던 2015년 2월의 어느 겨울날, 앞서 말한 것처럼 성경침례교회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이다.
구원받은 그날 이후 <한글킹제임스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웠다. 신기하게도 말씀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이전에 보던 개역성경으로는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경험이었다. 성경이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았고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궁금한 부분은 주석서를 찾아보았다. 다 이해되지 않는 내용도 많았지만, 말씀이 깨달아질 때는 너무 놀라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오묘하고도 달콤했다.
구원을 받아 죽었던 영이 살아나니, 비로소 말씀이 살아 움직이며 나를 만지는 것 같았다. <한글킹제임스성경>은 단순한 글자 모음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었다. 때로는 인자한 날개로 나를 품어 주는 사랑스러운 책이었고, 때로는 막대기로 찔러 아프게 하는 무섭고 고통스러운 책이었다. 성경을 읽다 말고 가지고 있던 개역성경을 벽에 집어던진 적도 있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책을 어릴 때부터 봐 왔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기 때문이다. 특히 말씀이 변개된 부분이나 “(없음)”이라고 적힌 구절들을 볼 때 가장 크게 화가 났다. 나는 개역성경뿐만 아니라 10년 넘게 모아 온 수십 권의 종교 서적들도 아낌없이 폐지함에 모조리 던져 버렸다.
구원받은 이후 내 삶은 빠른 속도로 안정되어 갔다.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술꾼들이 하나둘 내게서 멀어졌고, 세상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만나지 않게 되었다. 전에는 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컸으나, 이제는 그 모든 야망이 덧없게 느껴졌다. 심지어 미슐랭 3스타 요리사조차 부럽지 않았다. 그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찬란한 별들을 수십 개씩 달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일하는 수석 요리사가 된 기분이었다. 조금은 엉뚱한 상상일지 몰라도, 이런 생각만으로도 세상의 많은 미련을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성별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이후 성경침례교회에서 기초성경공부를 수료하고, 그해(2015년) 5월 침례에 순종했다. 하지만 영적 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이송오 목사의 주일 설교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번은 목사님이 설교 중에 “그리스도인이 구원받으면 변하는 38가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당시 나는 관련 서적이 있는지, 그 내용이 어디에 나오는지도 몰라 그저 하나님께 “하나님, 구원받으면 38가지가 변한다는데 저도 그것을 꼭 알고 싶습니다.”라고 기도할 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주에 신학교에 다니던 어머니가 뜬금없이 피터 럭크만 박사의 <조직신학>을 내밀며 읽어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책을 펼쳐 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책의 “제4부 제8장”의 제목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였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 사소한 기도에 즉각 응답해 주신 점에 전율을 느꼈고, “정말 내 기도가 상달되는구나!”라는 확신과 함께 믿음이 자라게 되었다.
나는 성경 인물 중 모세를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모세는 기적처럼 강물에서 건져졌고,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을 구출하는 데 쓰임받은 신실한 종이었다. 구원받기 전에도 그가 좋아서 영화 「십계」를 열 번 넘게 보았다. 나도 죄 가운데 살다가 모세처럼 주님께 건져 냄을 받았고, 지독하고 완고한 죄인들의 우두머리였다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다. 『여기에 사랑이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의 아들을 우리 죄들을 위하여 화목제물로 보내신 것이라』(요일 4:10). 하나님께서는 복 받을 공로가 없는 내게 값없는 은혜를 베푸셨다. 여전히 한참 부족하지만, 내 안의 주님께서 선하고 온전하시기에 나를 그분께서 쓰실 만한 그릇으로 빚어 가고 계심을 확신한다. B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