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령이야기 분류
어느 인턴의 회심
컨텐츠 정보
- 392 조회
- 목록
본문
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3년 07월호>
서른쯤 된 훌륭한 청년이 의대를 막 졸업하고 의료진과 시설을 잘 갖춘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었다. 부모는 아들이 본국에서 의대 과정을 밟도록 환경을 마련해 준 다음 중국으로 떠나 선교사로 섬기고 있었다. 아들이 학교를 마친 후 사역지로 합류해 주님의 종으로 일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말이다. 문제는 청년이 고백해 온 믿음이 자기 것이 아니라 부모의 믿음이었다는 점이다. 대학에 들어가서 보니 그 믿음이 구식 폐물 취급을 받고 있었다. 함께 생활하는 누구도 그의 신앙을 원치 않았고, 그 주제로 얘기라도 나누게 되면 어떤 동료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신자들, 무신론자들과 논쟁이잦아지고 주변의 비웃음까지 더해지자, 청년은 주님께 헌신한 부모가 물려준 신앙을 곧 도둑 맞고 말았다. 결국 대학 생활 몇달 만에 믿음을 버렸고, 처음에 드러냈던 믿음의 고백에도 무관심해졌다.대학 4년에 이어 의대 4년을 거치면서, 청년은 세상 속으로, 죄 속으로 점점 멀리 떠내려갔다. 한마디로 그의 삶을 규제하는 영향력이 전혀 없었고, 아무도 그의 혼에 마음 쓰지 않았다. 동료들은 그의 영이 건강한지에 하나같이 냉담했다.주변 환경 모두가 그를 주님에게서 더 멀어지도록 몰아갈 뿐이었다. 사실 하나님은 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의료 기관 전반에 이미 만연하다. 졸업일은 의술을 훈련받고 의사로 학교를 떠나는 날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도 하나님의 권리도 인정하지 않는 삶으로 아예 들어서는 날이다. 이번 이야기에 쓰는 인턴이 바로 그런 경험을 했다.
어느 여름날 아침, 나는 그날 할 일을 두고 성령님께서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또한 누군가를 만나면 주님께 영광 돌리게해 주시기를 간구 드렸다. 서두에서 말한 그 병원 수술실에서 아침 시간을 보내야 해서였다. 드디어 수술 팀이 모여 소독실에서 손을 씻고 수술복을 입으며 수술 준비를 했다. 그러다 대화가 하나님에 관한 주제로 넘어갔는데, 곧 환자가 도착해서 바로 수술을 시작하느라 시간은 짧았지만, 함께한 수술의들과 인턴들이 갈보리 십자가로 눈을 돌리게 된 특별한 기회였다.
며칠이 지나 소독실에서의 그 일이 기억에서 거의 사라질 즈음, 나는 서재에 있다가 전화를 받았다. 상대가 이렇게 말했다.“선생님,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뵙고 싶습니다.” 그에게 “누구신가요?”라고 묻자, 그는 “아무개 인턴이고요, 얼마 전 아침에 병원 소독실에서 함께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께서 ‘하나님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눴으면 해서요.”라고 했다. 나는 크게 반겼고 그가 병원 업무에 지장이 없는 그날 4시로 약속을 잡았다.
그 인턴은 남자로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훤칠하고 침착하며 자신에 차 보이는 신사였다. 거기다 교양이 있었고 의술도 뛰어나게 갖췄음을 누구나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굉장히 진지한 자세로 내 책상 옆에 앉았다. “선생님, 제 부모님을 아시나요? 중국에서 선교사로 계신데요, 워낙 헌신적으로 섬기시다 보니 신문에 두 분 이름이 종종 실렸습니다.”나는 안타깝게도 두 분을 모르며 기사를 읽은 적도 없다고 했다. “정말 경건한 분들이시죠.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경을 가르쳐 주셨고 줄곧 저와 기도해 주셨답니다. 중국으로 들어가시기 전까지 저를 그리스도인 자녀로 키우려고 늘 애쓰셨어요.”
그는 그때의 삶이 지금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 또 밀려드는 추억에 슬픔이 복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추스르길 기다렸더니 다시 입을 뗐다. “부모님께서는 중국으로 떠나셨고, 저는 두 분이 준비해 두신 대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목적은 하나, 제가 의료 선교사로 준비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신 진리에 제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됐답니다. 한때 소중하게 붙들었던 것들을 점점 놔 버리다가 마침내는 불신과 죄의 삶에 제 자신을 내팽개쳤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 편지로 제가 바른 길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감지하셨는데요, 일 년이 더 지났을 무렵 저도 아버지께 사실 그대로를 털어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죠. 아들이 세상을 사랑해서 하나님의 원수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으셨거든요. 부모님께서는 당장 편지를 연이어 보내셨어요. 저를 위해 어떻게 기도해 오셨는지를 쓰셨고, 또 믿음의 길로 저를 돌이키시려고 말씀을 줄줄이 써 놓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되레 화가났어요. 그래서 더 이상 부모님 그늘에 머물면 안 되겠다고 단단히 마음 먹었습니다.”
“아무개 선생님, 그런데 지금 주님을 알고 싶어 하는 간절함은 어떻게 생긴 거죠?”라고 내가 묻자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답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신지도 몰랐는데... 거기다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도움 받을 새도 없으셨대요. 어머니가 사랑하신 아들이 마귀를 위해 사는 탕자로 전락해 버린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 드려서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아버지께 받은 편지에 어머니께서 저를 위해 기도해 오신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거든요. 이 상태로 계속 가는 건 옳지 않습니다. 전 반드시 하나님께 가야만 해요. 제 삶을 망가뜨린 더러운 습관들을 없애 버려야 합니다.그 방법을 확인하고 싶어서 선생님을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나는 성경을 들어 누가복음 19:10을 폈다. “자, 아무개 선생님, 내가 믿는 이 말씀으로 선생님의 문제가 해결되기바랍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고 또 구원하려는 것이라.』 선생님을 위해 구세주가 계신데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선생님을 구원해 주시려고 오셨어요. 죄의 능력을 끊으시고, 사탄을 이기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뿐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을 주시는 분이세요. 그분의 피를 통해서 용서받을 수 있답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맞아요. 선생님, 저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에야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백하곤 했지만 지금은 등진 상태잖습니까? 하나님을 그런 식으로 대해 왔는데 저를 다시 받아 주실까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그럼요. 누가복음 15장에서는 탕자가 돌아왔을 때 탕자의 아버지가 반갑게 맞았고, 룻기 1장에서는 나오미가 모압에서 돌아오자 주님께서 받아 주셨지요. 선생님 역시나 온 마음을 다해서 주님께 돌이키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면 주님께서 기쁘게 맞으시고 구원해 주실 거예요.”
지나온 시간, 잃어버린 기회들, 애타는 마음을 품고 돌아가신 어머니, 아들에 대한 바람과 포부가 산산조각 난 아버지...인턴은 머리를 푹 숙이고서 생각에 잠겼다. 동시에 주님 편에 서려면 값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자기 유익과 죄가 주는 만족에 빠져 사는 동료들에게 조롱과 비웃음과 놀림을 당할 테니 말이다. 그가 조용히 시간을 갖는 동안,나는 괴로워하는 그에게 성령님께서 선한 일을 해 주시기를 간구 드렸다. 성령님만이 그리스도를 밝히 보여 주시고, 예수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능력을 통해 평안을 가져다 주심을 알았기 때문이다.
젊은이는 자신의 미래가 어떨지 하나하나 따져 보았다. 자기가 가는 길 끝에 심판과 저주가 놓여 있음을 알았다. 자신이 구원받지 못했고 사탄이 자기 주인이었으며, 그간 주님께서 주신 기회를 다 무시한 채 살아온 자신이 진노의 하나님을 봬야 한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갑자기 머리를 들더니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수님께 가는 방법을 알려 주시면 지금 가겠습니다. 대가를 치를 준비도 되어 있고요. 완전히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요한복음 3:16을 펴서 크게 천천히 읽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그의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선생님에게 주셨습니다. 그 선물을 받는 건 특권이죠! 예수님께서 선생님을 구원하시고, 선생님의 죄를 지워 주시며, 선생님의 이름을 생명의 책에 기록해 주실 겁니다. 다른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 선물을 지금 받으시겠습니까? 하나님께 그분의 아들 예수님을 받아들이겠다고 말씀드리겠어요?” “네, 지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인턴은 의자 옆에 무릎을 꿇었고 나도 같이 무릎 꿇었다. 그는 하나님께 마음을 쏟아 놓으면서 감사와 찬양도 드렸다. 나는 그가 기도 중에 감사를 드리는 대목에서 감동을받았는데 내용이 이랬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좋은 분이신 줄 몰랐습니다. 제가 주님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 아시기에 저를 받아 주시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어요. 저를 구하시려고 예수님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을 제게 주시는 선물로 받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저를 위해 죽으셔서 제 죄를 제거해 주셨음을 믿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인턴이 말했다. “아버지께 어서 소식을 전해야겠어요. 아버지의 기도와 어머니의 눈물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시면 뛸 듯이 기뻐하실 거예요! 아, 어머니께서 살아 계셔서 구원받은 나를 보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저를 일깨우시느라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데려가셨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끔찍한 대가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주님께서 저를 이렇게나 사랑해 주시다니요!
인턴은 병원으로 돌아갔고 남은 과정을 마친 다음 부모의 기도대로 주님을 섬기기 위해 중국으로 들어갔다. 부모가 중국에서 드린 기도에 주님께서 캔자스시티에서 응답하신 것이다. 성령님께서는 시간이나 거리에 제한받지 않으신다. 그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하시고 그분의 복된 방법으로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신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생에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시도록 주님을 더욱 기다리자!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