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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탐사” 같던 오지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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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5년 08월호>
일행이 탑승한 하얀 차량의 창밖으로 짙은 녹음이 휙휙 스쳐 지나갔다.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타이어가 자갈을 튀기며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는 가운데 한참이나 달렸다. 저 언덕 너머에 있는 지붕 하나가 쨍한 여름 햇살에 반짝였다. 그곳은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지도에서 눈을 씻고 찾아도 눈에 잘 띄지 않을 오지였다. 우리는 차량에 몸을 싣고 높은 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람을 찾아다녔다. 산길을 헤치고 나아가다 보면 밭길 사이에 덩그러니 놓인 차량과, 그 옆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했다. 그러면 곧바로 차를 세우고 다가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쉬지 않고 이동하며 한 혼이라도 더 만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험한 산길을 마다하지 않고 사람들을 찾아 나설 수 있었던 까닭은, 이 여정이 우리에겐 “보물 탐사”와 같았던 데 있었다. 먼저 우리를 움직이게 한 것은 귀중한 보물을 얻겠다는 열망이었다. 성경은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신의 혼을 잃는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마 16:26)라고 말씀하신다. 한 사람의 혼보다 값진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우리가 맡았던 일은, 흑암의 권세 아래 있는 그 귀한 혼들을 찾아내어 주인 되신 분께 드리는 것이었다. 깊은 산골짝에 묻혀 있던 보석들, 하나님께서 미리 예비해 두신 그 보물들이 바로 우리의 목표였다.
그뿐 아니라 그 보물들을 찾도록 우리를 보내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는 야망도 컸다. 탐험대는 자신을 고용하신 분을 위해서 일했다. 『오히려 하나님의 승인을 받아 복음을 위탁받은 대로 전하노니 이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 함이 아니며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시는 하나님만을 기쁘시게 하려 함이니라』(살전 2:4). 우리가 위탁받은 대로 복음을 전하러 다닐 때, 하나님께서 그 모든 수고를 기뻐하신다는 확신 속에서 땀을 흘릴 수 있었다. 집집마다 복음을 전하는 동안 경험한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길은, 하나님께서 이 일을 얼마나 기뻐하고 계시는지를 보여 주었다. 그 인도하심 속에서 우리는 더 담대히, 더 열정적으로 탐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보물을 찾기 위해 합심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탐험대를 방불케 했는데, 그 어떤 탐험가나 탐사대도 홀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적은 없었다. 코르테스의 아즈텍 황금 탐사, 로버트 발라드의 타이타닉호 보물 탐사 등 위대한 탐험 뒤에는 언제나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팀워크”가 있었다.
우리도 4인 1조씩 두 팀을 꾸려, 도보팀과 수송팀으로 나뉘어 복음을 전했다. 전날 밤엔 지도를 펴 놓고 어느 골목을 먼저 돌지, 어떻게 이동 동선을 짜야 시간을 아낄 수 있을지를 따지며 작전을 세웠다. 다음 날 현장에 도착하자 도보팀은 차에서 내려 집결지까지 걸어가며 길 위의 모든 집에 복음을 전했고, 차량을 이용하는 수송팀은 도보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산 구석의 집들을 맡아 복음을 전했다.
험한 산길을 끊임없이 달린 운전자, 먼지를 뒤집어쓰고 문을 두드린 복음 전파자, 계획을 이끈 팀장. 각자의 역할이 모여 합력하여 선을 이루었다. 그 어떤 일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다음 여정을 계획했고, 함께 기도하며 담대하게 나아갔다. “저 외딴곳”에 있을 한 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날이 저물어 활동이 어려워지기 전까지 모두 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나 보물을 찾아내는 일이 언제나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첩첩산중에서도 도심에서 들을 법한 거절의 말들이 들려왔다. “바빠요,” “나는 잘 몰라요”와 같은 퉁명스러운 한마디부터 시작하여, “밭일 때문에 바쁘니 제발 다른 곳으로 가라”며 휘젓는 손사래와, “저기 있는 다른 사람에게 가서 이야기하라”는 회피성 말도 들었다. 심지어 “우린 절에 다닌다, 불교다”라고 하면서 교회 이야기에 치를 떠는 사람들도 있었다. 말 한마디도 없이 눈앞에서 “쾅!” 하고 닫히는 문 앞에서, 순간 할 말을 잃었던 경우도 있었다. 문전박대하며 불쾌한 사람 취급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어떤 때는 산길을 4km나 들어가서야 사람들을 겨우 만났다. 산골짜기를 15분 넘게 걸어 들어가서 만난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복음을 거절했다. 자기만의 외떨어진 세상에 예고 없이 찾아든 우리를 반기지 않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흘 동안 28개의 마을을 방문했고, 114명의 보물 같은 혼들을 주님께 이겨올 수 있었다. 거절당한 횟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발걸음을 들어 쓰셨다.
이번 여정은 구령에 대한 태도를 바꿔 놓았다. 도심에서는 거절당해도 다음 기회가 있었다. 내가 놓친 사람은 저 골목에서 다른 복음 전파자를 만났다. 새로운 사람은 곧 다가왔고, 사람 만나는 일이 그다지 귀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복음을 거절하는 사람 앞에서 쉽게 물러섰다. 그러나 오지에서는 사람이 귀했다. 복음을 지금 당장 듣지 못하면, 구령하지 못하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만남 속에서 그들을 향한 뜨거운 연민을 느끼며 복음을 전했고, 이러한 마음을 도심에서도 유지하리라고 다짐했다.
우리가 오지에서 배운 것은 단순했다. 즉 하나님께서는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을 찾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다만 부르심에 순종할 사람을 찾으시고, 그에게 능력을 주신다(엡 3:7). 따라서 부족하고 능력이 없지만 앞으로도 주님을 위한 탐험에 응할 것이다. 혼을 향한 연민, 복음을 위한 열정,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려는 간절함을 가지고 고즈넉한 시골이든, 휘황한 도심이든 보물 탐사는 계속될 것이다. 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