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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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학교를 파하고 집에 있으면 한낮의 정적을 깨고 들리는 반가운 소리가 있었다. “찰캉! 찰캉!”거리는 엿장수의 가위 소리였다. 녹이 슨 듯한 흑갈색의 네모난 가윗날을 리드미컬하게 쳐대면 가장 먼저 몰려드는 것은 손에 병이며 쇠붙이, 냄비 같은 것들을 들고 나타난 동네 아이들이었다. 엿장수는 말이 필요 없었다. 찰캉대는 가위 소리 하나로 아이들을 흥분시켰다. 그리고 “엿장수 마음대로” 엿을 잘라 주었다. 늘 내가 가져간 고물에 손톱만큼이라도 더 주기를 바라지만 어디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그것은 오롯이 엿장수 마음이었다. 가위로 툭 치면 옆으로 떨어져 나가는 엿 조각에 “어? 저건 내 건데...” 하고 아쉬울 때도 많았다. 과거의 엿장수들은 고물의 가치에 따른 엿의 중량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 기준 없는 장사는 혀에 녹아드는 단맛에 모든 불평을 사라지게 했다. 오늘날 배교한 교회들은 인간 마음대로 규정해 놓은 종교 행위들을 벌인다. 성경에 없는 새벽기도회, 카톨릭에서 가지고 온 사도신경, 유대인 제자들이 대환란 때 드려야 할 “주기도문,” 태양신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넣지 말아야 할 누룩과 심지어 “계란”까지 풀어 넣은 카스테라와 취기를 돌게 하는 발효된 포도주를 쓰는 주의 만찬. 그야말로 “엿장수 마음대로” 섬긴다. 교단이란 것도 성경에 없는데 그들 멋대로 교회들을 주무른다. 엿물처럼 녹아드는 말로 가려운 귀를 긁어주니 무지한 교인들은 불평이 없다. 이와 같이 “엿장수 마음대로” 교회를 운영하면 예수 그리스도와 무관한 교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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