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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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에 관해 생각하다가 피식하고 웃을 일이 생긴 적이 있다. 살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 벽에 걸려 있는 스프레이건(spray gun)을 집어 들었다가 손잡이에 새겨진 제품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손잡이에는 “SONAKI”(소나기)라고 쓰여 있었다. 스프레이건은 물을 쏘면 이름 그대로 소나기처럼 분사되는데, 애지중지 난을 키우는 사람들이 난에 물을 주기에 알맞은 기구이다. 하지만 스프레이건에서 분사되는 소나기는 하늘에서 내리는 소나기와 같은 감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소나기는 굵은 빗줄기가 사실상 미친 듯이 내리지만, 고향집 거실에서 창문을 열고 화단을 내다봤을 때에는 그곳의 풀과 나무들과 어울려 소나기의 광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곤 했다. 대신 비를 막아주는 집 안에서 화단의 풀빛 정서를 느꼈고, 머리 위로 드리운 잿빛 구름을 보며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방울들의 눈물을 읽었다. 구름은 물기가 있어야 구름다운 법. 본문처럼 비 한 방울 못 뿌리는 구름이라면 무의미의 절정이요 하늘의 푸른 공간을 쓸데없이 낭비하는 존재가 아닌가. 교회 안에 몰래 들어온 경건치 않은 자들이 바로 “바람에 밀려다니는 물기 없는 구름”이며, 그 특징은 원망과 불평을 품고서 이 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교회에 있다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고 쓸데없이 자리만 채울 뿐이다. 하나님께 물기 없는 구름처럼 여겨지지 않는 사람은 지역 교회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다. 열매를 통해 자신이 “경건한 진품”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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