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으로의 이사
작성자 정보
- 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396 조회
- 목록
본문
지어진 지 10여 년 된 아파트에서 더 넓고 큰 새집으로의 이사가 예정되어 있던 어느 겨울, 필자의 가족에게는 아파트를 팔아야 할 시급한 과제가 남아 있었다. 두세 살배기 아이가 둘이나 있는 집에서의 깨끗함이란 먼 나라 일이었기에, 필자는 집 보러 올 사람들을 위해 청소에 주력해야 했다. 외출했다가도 부동산에서 전화가 오면 5분 대기조마냥 부랴부랴 들어가기 일쑤였고, 언제라도 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집에서도 단정하고 말쑥한 옷차림과 얼굴로 있어야 했는데 그리 낯설고 불편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하기를 거듭하던 중 결국 가장 추운 어느 겨울밤, 좋은 분들과 계약을 맺고 몇 년간 살며 모아 둔 각종 쿠폰들과 생활지를 미련 없이 주고 떠나 왔다. 새로운 삶의 터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모델하우스를 피곤을 모르고 수시로 드나들었고, 당시 살던 아파트와 관련한 부녀회라든지 반상회 등의 모임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개운함에 청소의 노곤함도 잊고 지냈다. 이 세상에 대한 욕심과 미련이 뿌리내리려 할 때, 지금도 “떠나기 위해 집을 깨끗이 그리고 열심히 정돈하며 지냈던 그 해 겨울”을 떠올리며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마련하러 가노라.』는 주님의 약속을 꼬옥 붙든다. 하늘을 향해 가는 순례자는 마음에 비집고 들어오려 하는 세상을 미련 없이 떨쳐 버려야 한다. 낡아 사라져 가는 이 세상에서 눈을 돌려 저 하늘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곳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려야 한다. 피곤도 노곤도 모른 채 오로지 순례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R.S.Y.)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