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원칙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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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는 아파트의 한 관리소 직원은 언제나 눈웃음을 짓고 다닌다. 늘 즐거운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타고난 눈 모양새가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생김새와 달리 대단한 원칙주의자이다. 소화전 멀찍이 물건이 쌓여 있으면 “이렇게 소화전 앞에 물건을 쌓아 두면 소방법에 걸려서 벌금을 무는데...”라고 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엘리베이터 층 번호 버튼 위에 붙인 항균 필름을 혹시나 바이러스가 있을까 하여 차 열쇠로 콕 누르면 “그렇게 하면 필름이 빨리 닳아지는데...”라고 면상에 대고 책망하는 것이었다. 사실 관리소 직원이 입주민에게 그런 직언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원칙을 제시하고는 눈웃음을 지으며 사라지곤 했다. 하루는 필자의 집에 왔다 갈 일이 있어 방문한 그를 예의상 배웅하며 복음을 전했는데, 그 원칙주의자가 신발을 신으며 한 말은 가관이 아니었다. “우리 이모가 권사고, 작은 아버지가 목사고, 삼촌이 집사고, 이모부가 장로고...” 그는 이런 말을 속사포처럼 연발하고는 예의 그 눈웃음을 지으며 문을 닫고 떠나 버렸다. 그러니까 그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설정한 “원칙”은 자기 집안사람들이 교회에서 직분을 맡고 있으면, 아니 최소한 그들 모두가 교회에 다니면 구원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원칙은 돌돌 구겨 말아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을 일이다. 그런 집안의 신앙이라면 그들은 직분과 관계없이 모두 지옥에 가게 될 것이다. 직분이 아닌 오직 “복음을 믿음으로써” 구원받기 때문이다(엡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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