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국(秋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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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가을 국화와 함께 자랐다. 국화에 대한 기억은 늘 서늘함 속에 머물러 있다. 영하의 기온이 되기 전까지 꽃을 피웠기에 그런 듯하다. 나의 성장과 함께한 국화는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 아니었다. 큰 바퀴처럼 생겼다 하여 대륜국(大輪菊)이라 불리는 종이었다. 8월 초에 앞마당 화분들에 무거운 꽃을 받쳐 줄 지주대를 세우고 씨앗을 심으면 줄기와 잎이 자라서 날이 서늘할 즈음, 지름이 무려 18cm 정도나 되는 화사하기 그지없는 꽃을 피웠다. 화분 하나에 줄기 하나, 꽃도 한 송이만 피었다. 하얀색, 노란색, 연보라색 꽃들이 아침이면 찬 이슬을 머금고 기다리고 있었다. 국화는 기온이 낮을 때 핀다는 점에서 다른 꽃들과 다르다. 꽃들이 아우성치는 따스한 봄에 피면 좋으련만, 국화는 굳이 날이 서늘한 가을을 택한다. 그런 점에서 세상에서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십자가의 길을 선택한(마 16:24) 그리스도인을 닮았다. 남들이 가지 않는 좁은 길을 걸으며(마 7:14) 자신에게 차갑기만 한 세상에서 꽃을 피워 내는 그리스도인을 닮았다. 국화는 흔히 죽음을 기억하는 데 사용되지만, 대륜국은 장례식장에도 무덤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 기개와 품은 절개는 결코 죽음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 큼지막한 꽃은 홀로 우뚝 서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생명의 힘을 지녔다. 이 가을에 우리 각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믿음의 지조를 지키며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파해야 한다. 성도여,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머지않다. 밀려드는 한기에 움츠러들지 말고, 오히려 믿음의 꽃을 피워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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