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 엘리에셀
"아브람이 말씀드리기를 “나는 자식이 없사오며, 내 집의 청지기가 다마스커스의 엘리에셀이오니, 주 하나님이여, 나에게 무엇을 주시려나이까?” 하고" (창 15:2)
아브람은 오늘 본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시기까지 자식이 없었다. 그 상태대로라면 그의 전 재산은 그의 집에서 가장 오래된 종에게 상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네 자신의 몸에서 나올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창 15:4)고 단언하셨다. 세상 역사에는 종이 자기 주인의 재산을 탈취해서 마치 자기 것인 양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데, 그것은 올바른 종의 자세가 아니다. 청지기는 주인의 것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엘리에셀이 아브라함의 재산에 마음을 뒀다면 이스마엘이나 이삭의 탄생을 애석해 했겠으나 그에게는 그런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엘리에셀은 진짜 상속인인 이삭이 잘되길 바랐기에, 이삭의 아내 구하는 일을 자기 일처럼 수행했다. 엘리에셀은 이삭의 아내가 될 리브카를 적어도 열흘을 붙들어 두려는 오라비 라반과 어미에게 『나를 지체시키지 마소서. 주께서 내 길을 형통케 하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창 24:56)라고 할 정도로 주인 아브라함의 명령에 신실했다. 이삭이 리브카를 취한 후부터는 이 엘리에셀이 성경에서 자취를 감추는데, 이것이 바로 청지기의 모습이다. 오직 자기 임무만을 신실하게 해냄으로써 주님께 칭찬을 받는 청지기 말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다양한 은혜를 맡은 청지기이다(벧전 4:10).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받은 모든 것을 활용해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높여 드리기를 원하신다. 이 일에 신실한 사람을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라고 부를 수 있다.
청지기에게 요청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신실한 사람으로 발견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