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걸으려 했던 청년
"누구든지 이 산더러 ‘옮겨져 바다에 빠지라.’고 말하고, 그의 마음에 의심하지 않으며, 그가 말한 것들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면 말한 것은 무엇이든지 이루어지리라." (막 11:23)
한 청년이 “은혜로 충만하여(?)” 베드로가 물 위를 걸었던 기적과 산을 옮길 만한 믿음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자신도 그와 같은 믿음으로 강을 건너 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물 위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는 차가운 물 속으로 빠져들었고, 실망과 의문에 휩싸여 하나님께 항변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믿음이 있으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셨고, 베드로는 물 위를 걸었는데, 저는 기도하고 은혜로 충만한데도 왜 물에 빠지는 것입니까?”라고 절규했다. 이 청년의 항의에 하나님께서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답을 주셨다. “내가 너에게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더냐?” 우리는 종종 믿음을 초월적인 힘으로 오해하거나, 하나님의 뜻과 자신의 열정을 혼동하곤 한다.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믿음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그에게 『오라.』(마 14:29)고 부르셨기 때문이었다. 그 청년이 간과했던 것은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우리는 성경의 기적들을 읽으며 감동하고 그와 같은 일들이 우리에게도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모든 기적에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목적과 때가 있다. 모세가 홍해를 가른 것도, 여호수아가 여리코 성을 무너뜨린 것도,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한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명령하시고 인도하신 일들이었다. 청년이 실패한 원인은 “믿음의 크기”에만 집중했을 뿐, “믿음의 방향”을 놓친 것이다. 진정한 믿음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분별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부르심 없는 믿음은 맹목이고, 순종 없는 믿음은 공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