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구령이야기 분류

잊히지 않는 “필리핀의 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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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대로믿는사람들 <2025년 06월호>

지난 3월 말, 원주성경침례교회 성도들은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올해는 서울, 원주, 순천 세 지역 교회에서 서경일 목사를 포함한 8명의 형제자매들이 함께한 귀한 시간이었다. 서경일 목사가 선교를 위해 영어 공부를 하던 중 알게 된 필리핀 자매도 편도 4시간의 거리에서 직장도 휴가를 내고 1박 2일을 함께했다. 필리핀의 앙헬레스에 화요일 새벽에 도착해서 SM몰, 라파엘 라자틴 중고등학교, 성니콜라스 공용시장, 아방칸 빈민촌, 시스템 플러스 중고등학교와 동일 재단의 대학교를 방문했다. 사흘간의 짧은 일정 속에 여러 혼들을 만나느라 사흘이 일주일처럼 느껴지던 생동감 넘치는 시간이었다. 주님께서는 부족한 영어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사용해 주셔서 설교 10회, 구령 208명에, 전도지 약 3천 장을 배포하게 하셨다. 필자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여정 중 각 지체들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들어보도록 하자.

질문 : 원주성경침례교회는 몇 년 전부터 일 년에 한 번은 해외로 복음 전파를 하고 있지요. 국내에도 아직 갈 곳이 많은데 해외로 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 1 : 해외 선교는 내일로 미룰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 받은 은혜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임을 우리 성도들이 배우는 귀한 기회가 되었으면 해서입니다.
답변 2 : 럭크만 목사님도 주석성경에서 “해외 선교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이며, ‘이차적인’ 일이 아니라 ‘근본적인’ 일이고, ‘환경에 좌우되는’ 일이 아니라 ‘섭리적으로 수행하는’ 일이며,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본질적인’ 일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질문 :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필리핀으로 다시 방문한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 필리핀은 카톨릭의 이교도 관습과 전통이 문화가 되어 버린 국가입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보다 성경에 대해 마음이 더 열려 있기에, 처음 해외 선교를 하는 분들이 해외 선교에 대한 동기와 필요를 절감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작년에 아방칸 빈민촌에서 주님께 인도했던 혼들에게 다시 올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질문 : 그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나요?
답변 : 네, 보고 싶던 몇 사람의 이름이 기억났는데 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마린다” 자매와, 작년에 임신 중이던 자매의 딸 “라스린”은 다시 만났습니다. 우리는 얼굴을 보는 순간 서로 알아보았고 재회의 즐거움을 나누었지요. 주님께서 오실 때, 그들을 모두 다시 만나게 될 텐데 얼마나 큰 기쁨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질문 : 필리핀에 있는 혼들의 마음이 성경에 대해 얼마나 열려 있었나요?
답변 1 : 우리나라에서는 전도지를 나눠 주거나 복음을 전하다 보면 욕을 먹는 일이 다반사인데 필리핀 사람들은 “Thank you, ma’am.” 하고 감사 인사까지 하며 웃으면서 받아 주어 전도지를 주면서도 신이 났습니다.
답변 2 : 정말 황금어장이라는 목사님의 말을 실감했습니다. 전도지를 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쁘게 받습니다. 학교와 쇼핑몰 내에서도 경비원들이 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도 기다렸다는 듯 감사하며 전도지를 받았습니다. 쇼핑몰에서 청소하는 직원들도 청소를 멈추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멀리서 눈빛이 마주쳐서 ‘드릴까요?’ 하는 마음으로 전도지를 보여 주면, 달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을 내밉니다. 심지어 직접 와서 받아 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고 친구들에게 주겠다며 다시 와서 여러 장 챙겨 가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질문 : 구령 중 기억에 남는 혼들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답변 1 : 저는 영어를 잘 못해 선뜻 다가가지 못했는데, 다른 분이 영어라는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혼에 대한 열정으로 전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학생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학교 앞 삼륜 오토바이 기사 할아버지에게 기도하며 첫 말문을 열었죠. 필리핀 사람들의 열려 있는 특유의 밝은 미소와 마음이 전해져 왔고, 종이에 적힌 복음을 더듬더듬 읽으면서 질문하는 저를 끝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더듬거리는 저를 따라 같이 천천히 영접기도를 했던, 첫 열매인 그분의 얼굴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답변 2 : 선교 일정 중에는 보통 그랩(Grab)이라는 택시를 불러 장소 간 이동을 합니다. 필리핀 지리에 익숙지 않은 터라 목적지를 잘못 전달해 다른 곳으로 간 적이 있는데, 우리가 원하던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아니니 금액을 받지 않겠다고 얘기하던 그 기사님! 원래 가려던 목적지에 도착한 후,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복음을 전했는데, 정말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영접기도를 했던 그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은 정말 쉽게 구원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답변 3 : 저는 시장 한구석에 친구들과 앉아 있던 10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학생을 만났습니다. 영어로 된 말씀을 잘 듣고 이해하고 구원을 받았죠. 그러고는 옆에 있던 친구들이 따갈로그어밖에 못한다며 제 말을 통역해 그들도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게 하려고 애쓰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다음에는 따갈로그어도 연습해서 영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잘 전하고 싶습니다.
답변 4 :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갔는데, 옆 테이블의 5명의 여학생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복음을 전하러 한국에서 왔다고 인사하며, 식사 후 시간 좀 내어 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좋다고 했죠.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복음을 전했는데 자기네 나라에 복음을 전해 주러 와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얼마나 감동했는지... 전도지도 잘 받지 않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과 너무 비교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답변 5 : 저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 실력이라 준비한 내용을 보여 주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영접기도 후 구원의 확신에 대해 묻자, 확신이 없어 어두운 얼굴을 한 혼들을 많이 만났죠.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약속임을 이야기하며 앞선 구절들을 다시 보여 주고 “아무도 나의 손에서 그들을 빼앗지 못할 것이니라.”(요 10:28,29, 롬 8:38,39)라는 말씀과 구원은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닌 믿음에 의한 하나님의 선물(엡 2:8,9)이라는 말씀을 스스로 읽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말씀을 통해 확신을 갖고 환하게 변하는 얼굴 표정과 글썽거리는 눈물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서 역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부족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그 준비한 것을 100% 이상으로 들어 써 주신 주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질문 : 이번 여정 중 성경대로 믿는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죠. 미리 알고 있던 교회인가요? 그곳에서 느낀 것들이 많다고 하던데 나누어 주시겠습니까?
답변 1 : 그 교회는 목사님이 구글 검색을 통해 알게 된 곳으로, 앙헬레스 달리아 거리에 있는 “AV 1611”이라는 이름의 침례교회입니다. 같은 성경을 보고 같은 믿음을 가진, 다른 나라의 형제자매들을 만난 그 자체가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답변 2 : 저는 “AV 1611”이라고 써 있는 강대상을 보았을 때, 그리고 사도행전 16:31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고 칙 출판사의 만화 전도지를 포함한 전도지들이 가득한 것을 보았을 때 가슴이 너무 벅차올랐습니다.
답변 3 : 저는 단기 선교를 가기 전에 필리핀의 혼들이 1억 명이 넘는다고 들어서,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제가 그 많은 안타까운 혼들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 교회의 최고령 거리설교자인 89세의 형제님을 소개받고 그가 나눠 주는 전도지를 보는 순간 “이 많은 혼들을 위해서 애쓰는 형제들도 있구나.” 하며 눈물이 나더라구요. 같은 믿음을 가진 분이 거기에 계시다는 점에 큰 위로를 받고 왔습니다. 그 혼들을 기억하시는 하나님께서 그곳에도 일꾼들을 심어 놓으신 걸 알고 너무 기뻤습니다.

질문 : 다른 일정에 대해 나누고 싶거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답변 1 : 시스템 플러스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거리설교를 한참 하였을 무렵,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스콜성 소나기가 왔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우리 일행도 학교 안 건물로 들어갔는데, 어떤 방해도 없이 많은 혼들을 이겨올 수 있었던 일도 꼭 나누고 싶습니다. 비가 왔기 때문에 그곳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혼들이 구원받을 수 있었거든요.
답변 2 : 저는 많은 혼들이 구원받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같은 믿음의 그리스도인 형제들이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서 같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동행했다는 그 자체가 정말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우리는 능력이 없잖아요.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주님의 명령에 한마음으로 그냥 순종하는 거지요. 『내가 주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리니 내가 주의 의, 곧 주의 의만을 선포하리이다』(시 71:16).
답변 3 : 빈민가는 궁색한 삶이기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각박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우리에게 의자에 앉으라고 권하며 어려운 형편에 귀한 생수를 대접하고 선풍기도 켜 주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복잡한 미로 같은 길을 앞서가며 먼저 간 우리 일행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기도 했습니다. 빈민으로 살지만 행복하다는 그들, 우리에게 도리어 도움을 주고자 온정을 베풀던 그들, 그러나 하나님 한 분만이 유일한 소망이 되어 주실 수 있는 그들. 그렇기에 우리는 빈민가의 혼들에게 더욱 연민이 갔고 아직도 방문하지 못한 많은 집들을 뒤로한 채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필리핀 길거리에서는 케이팝이 흘러나오고, 우리가 묵은 숙소의 프런트에서는 직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으며, 골목마다 한글 간판을 단 가게들도 있었고, 한국말을 하는 우리에게 호기심을 갖고 먼저 다가와 사진까지 요청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의 이 한류 문화가 하나님께서 주신 큰 기회이자 하나의 도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 위에서 그분의 뜻을 실현하시기 위해 다양한 요소(나라, 언어, 문화, 사물, 사람 등)를 그분의 도구로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출발을 기다리는 작은 버스 안의 사람들이 차창 밖을 지나가는 우리에게 전도지를 달라며 내민 손과, 무슨 말이든 듣기 원하는 그 간절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감사함으로 전도지를 받던 필리핀 사람들... 그러나 이런 필리핀의 열린 문도 이제 닫히고 있다. 대학생들 중에는, 또 쇼핑몰에서 만난 부유층 중에는 우리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과 문명의 유입 탓에 그 닫히는 속도가 빨라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구원받은 혼들 중에는 교회가 어디인지 묻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구원받아야 할 혼들과 양육이 필요한 혼들을 두고 오는 마음이 무거웠다. 마치 어느 마케도니아인의 외침이 지금 들려오는 듯하다.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 달라』(행 16:9).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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