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에 간사함이 없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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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뒤쪽에서 “꽝!”하는 소리가 들려온 순간 내 머릿속에는 퍼뜩 “마귀가 또 왜 이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서 있는데 뒤에 오던 흰색 베르나가 다가와 꽁무니를 받아 버린 것이었다. 소리가 크진 않았다. 밖에 나가서 살펴보니 다행히도 얼른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였다.

“술 마셨는교?”

내 차를 들이받은 사람에게 물었다. 스물 남짓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니요.”

“보니까 개안네. 조심해가 운전하소.”

“예.”

그냥 그렇게 보냈는데 다음 신호등 앞에서 대기할 때 다시 한번 살펴보니 범퍼가 양쪽 다 바깥으로 밀려나 있었다. 역시 옆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흰색 베르나 쪽으로 다가가서 사정을 다시 이야기하고 전화 번호를 받았다.

다음날 오전에 전화를 걸었다.

“내가 영천서 고치가지고 돈 보내 달라고 그칼 수도 있지만, 그라마 약간 못 믿을 수도 있는 일 아입니까? 그러니 내가 차를 몰고 글로(거기로) 가겠습니다.”

오후에 그 청년을 다시 만났다. 전날 저녁에 보았을 때는 앳돼 보였는데 낮에 보니까 영 어린 것 같지는 않았다.

“어제는 어려 보이더니 오늘 보이 좀 다르네. 군대는 갔다 왔는가?”

“예. 병장 제대하고 지금은 횟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카 센타에서 차를 맡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득 그가 이런 말을 꺼냈다.

“우리 형수도 교회 다니는데요.”

나는 이때다 싶었다. “아, 형수가요?”

“예.”

“형수가 혹시 복음에 대해 이야기하던가요?” “복음요?... 아무 말도 안 하던데요.”

복음을 전하면서 이 말 저 말 나누다 보니 사람이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너무너무 순수했다. 전날 저녁에 그저 한낱 사건쯤으로 끝나지 않게 그 젊은이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이거 웬걸, 영접까지 할 것 같아 보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 나서 물었다.

“내 말 알아듣겠지요?”

“예.”

“그러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겠습니까?”

“그거는 쫌... 생각을 해 봐야 되겠는데예.”

나는 잠시 목소리를 고르면서 분위기를 약간 긴장시킨 후에 입을 열었다.

“어제 친구가 정확히 10시 55분에 내 차 뒤를 쳐박았거든요. 그런데 그 10시 55분 이전에 쪼매라도 ‘내가 넘의 차 뒷꽁무니를 쳐박을지도 모른다.’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사람이 죽는 것도 똑같은 겁니다. 언제 죽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안 그래요? 사고 크게 났시마 친구나 나나 지금쯤 영안실에서 향냄새 맡고 있었을 꺼 아입니까?”

그러자 그는 마음을 움직였다. 잠시 후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다.

또 얼마 후에는 수리도 끝이 났다. 내가 다가가서 수리비를 물었다.

“수리비 얼만교?”

그러자 수리공은 그 순간부터 얼마를 부를까 격렬한 갈등을 하는 눈치였다. 수리도 꽤 시간이 걸린 편이었기 때문에 설령 한 5만원을 부른다고 해도 흥정을 걸기에는 적합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입 뒀다 뭘 하겠는가, 장식용이 아닌 이상 열어야 할 때는 열어야 하는 게 입인 법. “이 친구가 횟집에서 견습으로 기술 배우고 있거든요. 술도 안 마셨는데 우야다가 사고를 내가 이래 수리를 하러 온 기니까 잘 좀 봐주소.”

그 말에 일순 그는 마음의 갈등을 풀고 시원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라마 만원만 주소!”

나는 또 그 정비공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순수한 젊은이구나...’

『그 영에 간사함이 없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32:2). BB
출처 : 월간 성경대로믿는사람들    (통권 114 호)   page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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